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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란 무엇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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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1,029회 작성일 2021-02-26 23:15: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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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이란 무엇인가?

강박증에 대해서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이라는 영화를 보는 것도 좋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멜빈 유달(잭 니컬슨)"은 강박증에 걸린 사람으로 연기를 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강박증에 걸린, 유명한 로맨스 소설 작가이다. 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5번씩 자물쇠를 확인하고, 길을 걸을 땐 보도 블록의 틈(선)을 밟지 않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날씬하지도 않은 몸을 움직이며 피해 다닌다. 식당에서도 항상 똑같은 테이블에만 앉고, 미리 챙겨온 나이프와 포크로 음식을 먹는다. 일반적인 강박증 환자에서 보이는 증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강박증이란 다음과 같다.
때때로 사람들은 문을 잠궜는데도 안 잠근 것 같아서 확인하기도 하고, 더러운 것이 묻어 있는 것 같아서 손을 몇 번씩 계속 씻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들이 강박증이라는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생각들이나 행동이 너무나 과도하여, 적어도 직장에서, 가정에서의 생활에 지장을 줄 것이다.
또는 아주 심한 경우에는 거의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강박증은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이 특징적이다.
강박적 사고란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불쾌한 생각이며, 이러한 생각이 본인이 조절할 수가 없다.
또한 강박사고는 불안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강박행동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문을 잠구지 않았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면,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확인하여야 안심이 된다.
또한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었다는 강박사고는 계속해서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강박증이란 불안을 일으키는 강박사고와 이러한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강박행동을 가지고 있다.

강박증의 역사

강박증은 히스테리와 더불어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의 이론적 토대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질환이다.
무의식을 이해하고 정신병리를 파악하는데 있어 이 질환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 자신이 자신의 증상을 숨길 수 있다는 면에서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이 적고, 따라서 임상 현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프로이드도 이러한 면을 간파하면서 실제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강박증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정한 바 있다. 정신분석 이론으로 완벽하게 설명이 된다고 하여 강박증이 정신분석에 의하여 치료가 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정신치료가 강박증상을 호전시키는 직접적인 치료효과는 없다는 쪽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1980년대 이후 뇌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에 힘입어 정신현상에 대한 이해는 무의식과 의식의 역동적인(psychodynamic) 이론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실제 뇌의 신비가 하나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정신과 영역의 질환 중에서 생물정신의학의 발달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질환의 하나가 바로 이 강박증이다. 무의식과 의식의 역동적인 이론적 토대 위에 성립된 강박증이 오히려 근자에는 뇌에 생물학적인 이상이 가장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뇌와 정신현상, 무의식과 의식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 된다.
따라서 강박증은 정신현상에 대한 뇌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창(window)이 되는 것이다.
강박증의 유병율은 전세계적으로 약 2-3%정도 된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 한량에 150명정도가 있다고 하면 4-5명의 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뇌의 신경해부학적 혹은 신경생화학적 이상이 보고되고 있으며, 인지-행동치료도 효과적이다. 물론 많은 지식의 증가와 신경생물학적 이상이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환자에서는 역동적인 정신치료가 도움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초기 프로이드는 강박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성적인 것과 관련이 되는 받아들이기 힘든 생각이 나타나고 이를 억누르려고 하는 데 기인한다고 하였다. 즉, 히스테리는 이러한 경우에 신체적인 것으로 변형이 되어 나타나는 반면, 강박증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을 사고와 분리하고 감정은 받아들일 수 있는 다른 생각과 결합하고, 이러한 생각이 강박적인 성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인 과정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또한 억누르는데도 불구하고 의식으로 올라오는 강박적인 사고로 인하여 자책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성적인 내용은 실제적인 것이 아니고 환상적인 것이다. 1909년에 프로이드는 강박증 환자의 증례의 고전으로 불리는 "쥐인간 (rat man)"을 발표하였다. 이 증례는 강박증의 많은 증상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으며, 많은 이론적인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프로이드는 또한 강박증에 있어 무의식적인 미움과 가학적인 충동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강박증은 가학적인 리비도가 특징인 항문기로 퇴행됨으로서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항문기의 성격적인 특성인 질서 정연하고 지나치게 검약하며 완고한 성격적인 특징이 강박증 환자의 특징이며 아울러 강박증상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프로이드는 후기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모델로 욕망(이드, id), 자아(에고, ego), 그리고 초자아(슈퍼에고, superego)의 지형학적 모델(topographical theory)로 설명하였다. 강박증은 초자아의 힘이 너무 커져 항상 자아는 초자아에 종속적이 되어 양심적이고 깨끗함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정통 정신분석학에서의 강박증에 대한 역동적 해석은 현재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자아심리학으로 유명한 하트만은 강박증 환자들의 사고의 특징으로 불완전하고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은 잘 마무리된 일보다 마무리되지 못한 일들을 더 많이 떠올리게 되고, 심지어는 잘 완료된 일조차도 자신의 행위를 만족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최근의 신경심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강박증 환자들은 자신의 기억력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 정확한지 않은지에 대한 회의가 많고, 이러한 성향으로 인하여 반복적으로 확인한다는 연구보고를 고려할 때 50-60년전의 하트만의 가설은 시대를 앞서 주목할 만하다.
강박증에 대한 심리학적 가설이 주류를 이루었던 20세기 초반이나 중반의 시기에서도 신경생물학적 원인과 관련된 증거는 관찰되었다. 인플루엔자의 후유증으로 강박증상이 나타난 다는 사실을 관찰하였고, 강박증의 일부 환자에서는 뇌의 미세한 이상을 추측케하는 징후들을 관찰되었다. 또한 뇌의 기저핵(basal ganglia)에 이상이 있는 신경질환인 시덴함 무도병환자(sydenham`s chorea)에서 강박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관찰하여 강박증이 뇌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는 1990년대 들어와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뇌영상학적 기술의 발달로 중명되고 있다.
신경생화학적 연구에서는 이미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물질이 강박장애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현재 강박증에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약물이 세로토닌의 기능을 증가시키는 약물인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최근 소아-청소년에서 스트렙토코커스 균의 감염후에 일부에서 강박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는 균의 감염후 나타나는 면역반응 체계의 이상을 가져오는 질환의 하나일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 이는 일명 PANDAS라고 불리워지고 있고, 이미 미국의 국립보건원에서는 이러한 환자에서 면역글로블린으로 치료를 시도하여 좋은 성과를 보고있다는 예비연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강박증에 대한 명확한 원인과 정신병리에 대한 이해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뇌의 이상이 강박증의 원인으로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정신치료나 인지행동치료 역시 뇌기능을 변화시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는 단순한 강박증 연구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마음과 뇌의 관계를 밝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유전

Nature or Nurture ? 선천성이냐 후천성이냐 하는 논란은 비단 병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숙명적으로 타고나는 선천적인 것인 것이 중요한 것인지 혹은 후천적인 양육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은 갈수록 질병의 원인으로 선천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분위기인 것만은 사실이다. 당뇨병을 예를 들어보면, 물론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전적인 요인이 없이는 당뇨병으로 발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정신과 질환 중 정신분열병이나 조울증과 같은 병은 그 병에 걸릴 소질을 타고나지 않으면 아무리 후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나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강박증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어떤 질환의 유전적인 측면을 연구할 때는 가족연구, 쌍생아연구 그리고 양자연구가 있다.
먼저 가족 연구를 살펴보면, 그 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 중에서 같은 병을 가지는 사람이 어느 정도 있느냐를 본다. 만약 일반적인 인구에서의 발병율 보다 많이 나타날 때에는 유전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이미 1930년대에 루이스라는 사람이 306명의 강박증 환자의 부모, 형제를 조사하여 보니, 37명의 부모와 63명의 형제가 강박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였다. 이는 강박증 환자의 가족들의 32.7%정도에 해당이 되니 상당히 많은 경우가 된다. 1965년에 크링글렌의 조사에 의하면 91명의 강박증 환자의 부모 중 거의 반수 이상에서 상당히 `신경쇠약`적 기질이 있었고, 18명의 부모들은 강박증으로 진단받았다고 한다. 1990년도 미국립보건원에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46명의 소아 강박증 환자의 부모 145명을 직접 면담하여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버지는 25%, 어머니는 9%정도에서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 환자들이나 가족들을 2-7년간 살펴보니까 약 13%에서 부모나 형제간들이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일찍 발병하는 환자인 경우에는 가족들이 더 많이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고, 늦게 발병하는 환자일수록 가족적인 성향이 덜하다고 하는데, 이는 모든 질환의 공통적인 특징중의 하나이다. 유전성이 강할수록 일찍 발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대되는 연구들도 있다. 1967년도의 로젠버그의 연구에서는 547명의 강박증을 조사하였는데, 별로 높지 않다고 하였고, 이후의 보고에서도 일반인의 유병율과 비슷한 정도라고 하는 보고들도 있다. 가족연구에서 유병율이 높다고 하는 것이 곧 유전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공통적인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대를 이어 전달되는데는 이의가 없지만, 가족환경, 사회문화적인 요소들이 특정 가족에게 유사하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박증 환자의 가족들에서 강박증의 유병율이 높다는 것은 그 가족이 가지는 공통적인 환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병의 원인이 유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강박증 가족연구에 의하면 일부 강박증이 가족적인 성향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강박증이라는 것이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생각되어 지는 것이다.
둘째로는 쌍생아연구를 통하여 연구하는 방법이다. 100% 완벽하게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생아와 50%(?) 정도만 동일한 이란성 쌍생아에서 한쪽이 병에 걸릴 때 다른 쌍둥이가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을 조사하는 것이다. 만약 유전적인 영향이 큰 질환일수록 일란성 쌍생아에서 병에 걸릴 확률이 이란성 쌍생아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에서는 87%정도, 이란성 쌍생아에서는 47%정도에서 쌍둥이가 동시에 강박증에 걸린다고 하였다. 약 419명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강박증상을 조사한 클리포드에 의하면 강박증상의 반정도가 유전적인 성향과 상관성이 있다고 하여 강박증의 유전성을 강력히 시사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유전적인 패턴을 연구하는 segregation 분석인데, 유전적인 성향이 멘델의 법칙을 따르는 지를 연구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대개 강박증 환자의 친척 중 약 10%가 강박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고, 약 5-10%는 강박증이라고 할 순 없지만 아주 경한 정도의 강박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된다. 유전적인 경향이 있다고 해서 모두 질병으로 발병되는 것은 아니다. 병이 발병하기 위하여서는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 또한 중요한 것이다. 강박증이 유전적 요인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의 유전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강박증 자체가 유전된다기 보다는 강박증을 보일 소질이 유전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비록 자녀가 강박증의 소질을 지녔다 하더라도 양육, 교육 및 환경의 영향에 따라 강박증을 일으키지 않는다.